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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돌아다니기

북경 이화원

앤디군 2007. 10. 14. 18:30
지난 10/4 ~ 10/6에 걸쳐서 중국 북경에서 열린 다음 라이코스 개발자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컨퍼런스는 둘째날인 10/5에 하루종일 진행되었고 첫날 자유시간이 주어져 이화원에 다녀왔습니다. 북경에서 가볼만한 곳은 이화원과 자금성이라던데 두군데를 반나절에 돌아다니기엔 무리여서 자금성을 포기하고 이화원만 가 보기로 했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이화원으로 가는 지하철이 있었는데 호텔 로비 직원에게 물어보니 아직 이화원 가는 지하철이 없답니다. 호텔 직원이 준 조그만 여행 책자를 보니 2008년 완공이라고 하더군요. (허걱...T.T) 지하철만 믿고 단체여행도 신청하지 않았는데 이화원 갈 길이 막막했습니다. 이제 와서 단체 여행으로 바꿀 수도 없다고 하더군요. 어쩔 수 없이 동료들 다 버스 태워서 보내고 홀로 택시를 탔습니다. 중국에는 첨 와보고 게다가 중국어도 한마디도 못하니 참으로 막막했습니다. 우선 택시를 탄 뒤 안내 책자에 나온 이화원의 중국식 발음 기호를 보고 "이허위안" 그러면서 지도에 나온 이화원 한자를 보여주니 택시기사가 "이허위안.. OKOK"그러면서 출발했습니다. 중국 택시에 대한 안 좋은 얘기들을 많이 들은터라 잔뜩 긴장한체 택시기사의 눈이 어디로 가는지, 요금은 속이지 않는지, 길은 제대로 찾아가는지 계속 체크를 했는데 다행히 북경을 감싸돌고 있는 ring road를 따라 제대로 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북경 북동쪽에 있는 쿤룬 호텔에서 택시를 탄 뒤 30여분 후에 이화원에 도착했습니다.
이화원 입구

중국의 연휴기간이라 그런지 거리는 한산해도 이화원과 같은 관광지에는 사람들이 아주 많더군요. 우선 매표소를 찾았는데 다행히 큰 전광판을 통해 영어로 입장권 종류 및 가격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화원 안에는 요금을 추가(10위안)로 내고 들어가야하는 주요지점이 5곳이 있었는데 이곳을 다 돌아볼 수 있는 일종의 자유이용권(=through pass)은 60위안이고 그냥 입장만 할 수 있는 건 30위안이었습니다. 이왕 온김에 다 돌아보기 위해 60위안을 주고 through pass를 구입해서 이화원에 들어갔습니다. 들어가면서 중국 사람들의 습성을 잠깐 느낄 수 있었는데 어디 들어갈 때에는 그냥 부딪히면서 밀고 들어가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앞사람과 간격이 조금이라도 벌어지면 여지없이 옆에서 끼어들더군요. 암튼 저도 그냥 밀고 들어갔습니다. :)
이화원 입구

이화원 내부로 들어서니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더군요. 안내지도도 없고 뭐가 어느 방향에 있다는 안내팻말 정도만 눈에 띄었습니다. 이화원 나올때까지 그 넓은 공간에서 이화원의 모습과 현재 자기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있는 안내지도는 딱 한번 봤습니다. 암튼 그냥 사람들 따라서 앞으로 걷다보니 수조거리가 나왔습니다. 수조거리에 가기 위해서는 10위안의 추가요금을 받았지만 이미 자유이용권(?)을 샀기 때문에 그냥 들어가볼 수 있었습니다.
이화원 수조거리

수조거리는 조그만 강을 따라서 거리를 만들어 놓은 것인데 지금은 강가에 있는 집들은 모두 상점으로 변해서 음식, 기념품들을 팔고 있었습니다. 강 사이를 지나는 배도 타보고 싶었는데 매표소도 따로 없고 중국말 한마디도 못하는지라 태워달라고 못하겠더군요. 수조가리의 가게들은 거의 음식점, 기념품 가게이었지만 캐리커쳐를 그려주는 가게도 있었는데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구경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초상화 그리기

수조거리를 나와 가던 길을 계속 가게 되면 점점 지대가 높아지면서 만수산이 보입니다. 만수산 위에는 대궐 같은 것이 있는데 특이하게 기와가 노란색이더군요. 광택제가 발라져 있어서 어떻게 보면 금색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건물 사이길을 따라 오르고 특이하게 생긴 건물들 그리고 계단을 오르다보니 마치 게임 이코(ICO)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ICO










건물들과 바위 사이를 지나서 만수산 꼭대기에 오르니 남쪽으로 곤명호가 넓게 보이고 좌측으로는 발전해나가고 있는 북경시를 내려다 볼 수 있었습니다. 만수산 자체가 사람이 곤명호 호수를 만들기 위해 파낸 흙을 쌓아 만들어놓은 산이라는게 놀랍더군요. 정상을 지나서 잘 만들어진 순탄한 길로 만수산을 내려오니 그 유명한 장랑이 길게 늘어져있었습니다. 장랑은 곤명호 둘레에 728m에 걸쳐서 늘어져 있는 긴 복도인데 그 안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장랑의 천장을 보면서 뭐라고 하던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장랑 천장에 유명한 삽화 같은 것들이 그려져 있다고 하더군요. 장랑을 따라서 이화원 입구쪽으로 가다보니 두번째 주요지점인 불향각이 나왔습니다. 불향각을 들어서면 일방통행으로 오른쪽으로 올라가게 되어있는데 긴 복도를 따라서 쭉 올라가면 불향각 꼭데기까지 갈 수 있습니다.
불향각을 오르는 길

불향각에 오르니 만수산 꼭대기에서 본것과 같이 다시 곤명호를 내려다 볼 수 있는데 그 높은 곳에 사람들이 정말 많이 올라옵니다. 다리도 아프고 해서 난간에 걸터 앉아서 한동안 곤명호를 바라봤는데 우리 와이프도 데려와서 같이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혼자 다니는게 편하긴 한데 좋은 곳이 나오면 소중한 사람을 두고 온게 걸리더군요.
불향각 중간쯤에서 내려다본 곤명호

불향각 중간쯤에서 내려다본 곤명호

불향각 꼭대기에서 한동안 앉아 있다보니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갈길은 멀고 우산도 없는데 난감하더군요. 다행히 중국 사람들이 비 맞고 다니는것에 익숙한 것 같았습니다. 우산이 없어도 초라하지는 않더군요. 호텔가서 씻을 생각하고 비를 맞으며 불향각을 내려왔습니다.
불향각에서 노는 꼬마

위의 빨간 우산을 쓴 꼬마는 귀여워서 찍어봤는데 흔들렸네요. 암튼 불향각을 내려와서 장랑을 따라 쭉 갔습니다. 덕화원도 나오고 좀 더 호수를 따라서 걸어 내려가니 저 멀리 돌로 만든 배와 십칠공교가 보였습니다만 비가 너무 심하게 내리더군요. 이 상황에서 가봤자 발도장만 찍고 가는 것이고 그냥 멀리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출구쪽으로 갔습니다. 출구쪽에 있는 문창원도 한바퀴 쭉 돌아보고 이화원 출구를 나와 호텔로 가는 택시를 탔습니다.
이화원

택시로 쿤룬 호텔에서 이화원까지 55위안, 돌아갈때 54위안.. 속지는 않은 것 같더군요. 북경에 올때 안전문제, 언어문제로 걱정을 좀 하고 왔는데 그럭저럭 대충 다닐만 했습니다. 중국어만 할 줄 알았으면 더 재밌게 다녔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았는데 지나간건 어쩔 수 없죠.
호텔로 돌아와 씻고 새우깡에 맥주 한캔 마시니 피로가 쫙 풀렸습니다. 다음날 하루 종일 있을 컨퍼런스를 위해서 그날은 일찍 마무리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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